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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공감과 비교

hollykim1004 2025. 6. 28. 12:57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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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힘듦에서 위안을 느끼는 나?

    가끔은 그런 순간이 있다. 누군가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순간. 내가 고통을 바란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의 불행을 즐긴 것도 아닌데 묘하게 위로받은 기분이 드는 그런 때. 이 감정이 도무지 나쁜 건지, 자연스러운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남의 힘듦에서 위안을 느끼는 나?

    비교는 나쁜 것일까?

    우리는 '비교'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부정적인 느낌부터 떠올린다. “비교하지 마”,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져” 같은 말들이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비교는 인간의 본능이자 성장의 동력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반대로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의 사람을 보고 지금의 내가 감사해지기도 한다.

     

    이 두 가지 모두 비교다. 비교는 잘만 다루면 우리를 위로하고, 성장시키고, 때로는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비교를 통해 남을 깎아내리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비하할 때 생긴다. 하지만 누군가의 힘듦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이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조금 나아지는 감정은 그 자체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내가 약해서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아픔이 나에게 위로가 되는 건, 내가 그만큼 지쳐있기 때문일 수 있다. 나도 힘든데, 나만 힘든 것 같아서 더 외롭고 더 괴로웠던 마음. 그런데 다른 사람도 비슷한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될 때, 그 무게가 조금은 덜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지쳐 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나는 그걸 듣고 ‘나만 무능한 게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했다. 누군가는 이것을 못된 감정이라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다. 위로란 꼭 따뜻한 말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같은 언덕을 오르고 있다는 동료의 발자국에서도 오기 때문이다.

    그 감정을 인정하면 가벼워진다

    우리는 너무 자주 착한 사람, 강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그래서 솔직한 감정을 인정하는 게 어렵다. 남의 불행을 듣고 위로받는 내 마음을 부끄러워하고 숨기려 한다. 하지만 감정은 숨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은 정직하게 마주할 때 가장 가벼워진다.

     

    나는 그 감정을 이렇게 받아들인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지금 조금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누군가를 보며 안심하고 있다.” 이건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한 무의식적인 작동이다. 그리고 그 감정 위에 죄책감을 더 얹을 필요는 없다.

     

    공감과 비교는 종이 한 장 차이

    사실 누군가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 위로를 받는 건 ‘공감’과 닿아 있다. 다만 그것이 때로는 비교의 형태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특별하거나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는 것, 그것은 어떤 위로보다도 깊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발판 삼아 나 역시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느냐다. “그 친구도 힘든데 나만 징징댔구나”라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대신, “우리 모두 힘들지만 함께 버티고 있구나”로 바꿔 말해보는 연습. 감정은 행동으로 연결될 때 건강하게 자리 잡는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때때로 이런 감정들이 나를 죄책감에 빠뜨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마음마저도 인간적인 것이다. 타인의 고통에서 위안을 느끼는 건 그 사람이 힘들어서 좋은 게 아니라, 나만 그런 줄 알았던 외로움이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내가 아픈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의 진솔한 고백이 내 마음에 숨통을 틔워줄 수도 있다.

     

    그러니 비교에서 오는 위안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 다만 그 감정이 나와 남 모두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면 되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남의 힘듦에서 위로를 받는 건 절대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내가 얼마나 인간적인지를 말해주는 증거다. 다만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위안을 느낄 수 있다면 느껴도 된다.

     

    그 감정 위에 감사와 이해, 그리고 따뜻함을 얹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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